식 탐

12 May 식 탐

음식을 먹는 기쁨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맛과 포만감은 정말 큰 기쁨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가리는 음식이 없습니다. 물론, 즐겨하는 음식은 있습니다. 즐겨하는 음식들 중에 제 입맛에 딱 맞게 요리된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게다가 가족이나 평소에 친분이 있는 분들, 특히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식사하면, 그 시간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습니다.

대학시절 특이한 체질을 가지고 태어난 후배가 있었습니다. 이 후배는 음식을 먹을 때 느끼는 포만감을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맛을 느끼는 혀의 감각도 둔해서, 음식을 먹는 일을 그다지 즐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에 몰두하다가 끼니를 놓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서, 속이 쓰릴 정도가 되면, 그제야 “아, 식사를 해야겠구나”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이 후배를 볼 때마다 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참, 세상 재미없게 사는구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불쌍해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후배가 같은 과 동기와 이성교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소식을 들었을 때, 후배에게 “야, 축하한다. 과 커플이 되었으니 대학생활이 재밌겠네”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제 마음 속에는 “참 안됐다. 이성교제를 할 때, 대부분의 시간이 함께 밥 먹는 시간일 텐데. 남자친구가 음식에 도통 관심이 없으니. 교제하는 자매가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 그 여자 후배가 제게 불평 아닌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OO는 성격도 좋고, 똑똑하고, 잘 배려해주고, 나하고 취미도 같아서 너무 좋은데, 같이 음식을 먹으면, 흥이 나지 않아요. 매번 그냥 대충 먹자는 식이에요.” 그 이야기를 듣고, 당시, 이성교제를 하던 저와 아내가 서로 식탐이 너무 많아서 간혹 음식점에서 누가 더 많이 먹었느니 적게 먹었느니 티격태격하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맛과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감사했습니다.

믿는 자에게는 영적인 맛과 포만감이라는 또 다른 감각이 있습니다. 바로 하나님 말씀을 잘 먹을 때, 느끼는 맛과 포만감입니다. 이번에 박효진 장로님을 모시고 부흥회를 하고 있습니다. 장로님께서 전하시는 말씀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감칠맛이 납니다. 식감이 너무 좋습니다. 말씀에서 배여 나오는 향도 너무 좋습니다. 장로님께 감사하고, 장로님께 귀한 간증들을 안겨주신 하나님께 더욱 감사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제 후배처럼, “혹시, 말씀의 맛과 포만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어느 순간부터 그런 감각을 잃어버린 교우 분들이 우리 감사 가족들 가운데 계시지는 않을까?” 염려가 됩니다. 사실, 식탐이 없으면, 죽음이 가까워진 것을 의미합니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적 식탐만큼은 절대로 잃어버리지 마십시오. 기회 있을 때, 놓치지 말고, 잘 드십시오. 잘 소화시키십시오. 그러면, 우리의 영이 자랍니다. 영의 성장 판은 닫히는 법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