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을 줍지 말라

17 Feb 이삭을 줍지 말라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는 자율 경쟁 구조입니다. 법이 규정하는 선을 넘지 않는 한, 얼마든지 경쟁하고 이익을 독차지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아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온라인 판매 업체 A사를 통해 랩탑을 구입했습니다. 주문을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메일 한통이 왔습니다. 메일의 내용은 방금 구입한 똑같은 랩탑을 60불이나 더 싸게 판매한다는 정보가 담긴 메일이었습니다. 그런데, 60불이나 저렴하게 가격을 내놓은 회사는 다름 아닌, 그 온라인 판매업체였습니다. 알고 보니 앞서 구입한 업체는 그 온라인 판매 업체가 아니고, 그 업체의 유통경로를 통해 컴퓨터를 판매하는 소규모 업체였습니다. 60불이나 싸기에, 망설임 없이 방금 전 주문을 취소하고, 다시 물건을 주문하였습니다. 물건을 어떻게든 싸게 구입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돈을 받고 자기네 회사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소규모 컴퓨터 업체가 물건을 판매하자마자 자기네 물건의 판매가를 낮추고, 그 정보를 곧 바로 소비자에게 보내는 파렴치한 짓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 한 편에는 “60불 아껴서 감사”라는 생각과 다른 한 편에는 “이러다가 소규모 업체들이 다 문을 닫는 것 아닌가? 저 온라인 판매업체가 전 세계 상권을 다 장악하는 것은 아닌가?” 염려가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의 백성들은 곡식을 베거나 옮기는 과정 가운데 자연스레 떨어지는 이삭은 줍지 않는 전통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것은 고아나 과부와 같은 불우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이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함이었습니다. “나도 살고 당신도 살고 더불어 잘 살아 봅시다”라는 자비와 긍휼의 메시지가 가득 담긴 전통이었습니다. 성경의 룻기 말씀에 보면, 이 같은 거룩한 전통 때문에 룻과 보아스의 로맨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심지어 보아스는 한 술 더 떠서, 룻과 나오미를 돕기 위해서 종들로 하여금 일부러 곡식을 뽑아서 버리게 하였습니다. “나만 독점하겠다 독식하겠다 나만 잘 살면 된다”라는 생각이 가득한 사회는 반드시 쇠락합니다. 때때로 크리스천은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양보할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