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답

30 Dec 오답

중학교 3학년 기말고사, 국사 시험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국사 선생님은 해박한 역사 지식과 재미있게 잘 가르치기로 유명한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수업 중에 가르쳐 주신 내용만 꼼꼼히 잘 노트해서, 암기하면, 웬만해서는 90점 이상 받을 수 있는 과목이어서,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께서 지나가듯 하신 말씀들까지도 꼼꼼히 기록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문제들이 모두 적중한 것입니다. 백점을 너무나 확신한 나머지 시험 중에 이미 풀고 스스로 시험지를 채점해버렸습니다. 심지어,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정답을 대조해 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국사시간, 선생님께서, “구봉주, 96점”이라고 하셨습니다. 순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내가 96점이라니! 말도 안 돼” 수업이 끝나자마자, 교무실로 달려갔습니다. 가서 다짜고짜 선생님께 여쭈었습니다. “선생님, 제가 뭘 틀렸나요?”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제 시험지를 보여주셨습니다. “아니, 선생님 틀리지 않았는데요. 선생님이 가르쳐주신 그대로 노트에 적었고, 제 노트에 있는 그대로 정답을 썼습니다”라고 대답하며, 수업내용을 빼곡히 적은 제 노트를 보여드렸습니다. 정말 제 노트는 시험에 나온 문제의 정답 그대로였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웃으시며, 제 머리를 한대 쥐어박으셨습니다. “이 녀석아, 네가 노트를 잘못 쓴 거야. 자, 교과서를 봐라.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니? 세상에, 노트를 잘못해 놓고, 따지러 온 녀석은 네가 처음이다.” 순간,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한 가지 교훈을 얻었습니다. “완전히 틀린 것도 정답으로 착각할 수 있구나. 뭐든 알려면 이래저래 확인해 보고 다른 자료들도 참고해서 확실히 제대로 알아야겠구나” 였습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기도생활, 말씀생활, 전도생활, 예배생활, 재미를 잃거나 발전이 없다면, 내가 아는 기도, 내가 아는 말씀, 내가 아는 전도, 내가 아는 예배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오답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앙생활에 대해 물어봐야 합니다.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신앙서적도 읽어야 합니다.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변화와 발전이 있습니다. 변화와 발전이 있어야 신앙생활에 재미가 붙습니다.